문시지는 내심 메르완 세트가 영적으로 높은 경지에 이른 인물임을 알아보고, 사순 병원 근처 자신의 집을 메르완 세트의 활동 센터로 내놓았다. 그 제안은 받아들여졌다.
42세의 문시지는 신실한 무슬림이었지만, 동시에 너그럽고 순박하며 꾸밈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무함마드의 예언자 직분을 믿었지만, 정통파는 아니었다. 그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지만, 무엇보다 카드놀이를 가장 즐겼다. 하지만 그것이 영적인 일이 아니라 여겨 메르완 세트에게 털어놓기를 망설였다.
어느 날 메르완 세트가 무심히 물었다. "문시지, 카드놀이를 하지 않습니까?"
문시지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하기는 합니다만, 당신 앞에서는 차마..."
메르완 세트가 말을 끊었다. "카드놀이가 무슨 해가 되나요? 저도 당신과 한 게임 하겠습니다."
문시지는 크게 기뻐했다.
문시지는 점차 메르완 세트가 자신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요 며칠 계속 고기를 먹었으니 내일은 생선을 먹어야겠다. 그런데 생선을 어떻게 사지? 철이 아닌데." 다음 날 아침, 문시지는 메르완 세트가 큰 생선을 손에 들고 자전거를 타고 자신에게 오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메르완은 미소를 지으며 생선을 문시지에게 건네고는, 아무 말 없이 자전거를 타고 떠나갔다. 이 일로 문시지는 메르완 세트가 모든 것을 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생선을 먹고 싶다는 마음을 그는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어느 저녁, 문시지는 열이 있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한밤중에 깨어 목욕을 하고 퀴닌 두 알을 삼켰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메르완 세트가 그의 집에 와서 말했다. "열을 고치려고 참 독특한 처방을 쓰셨군요. 한밤중 목욕에 퀴닌 두 알이라니!"
문시는 다시 한번 메르완의 전지함에 경탄했다.
메르완 세트의 친구들과 지인들은 매일 저녁 문시지의 집에 모이기 시작했다. 메르완 세트는 한두 시간 동안 하피즈의 디반을 읽게 한 뒤, 그 시의 신비한 뜻을 동료들에게 풀이해 주곤 했다. 그 뒤에는 때때로 카드놀이를 하거나 가벼운 여흥을 즐기기도 했다. 독신이던 문시지는 요리 솜씨가 좋아 음식을 대접하곤 했다. 그 후 메르완은 님나무 아래 바바잔을 방문하러 떠났다. (이 시기 메르완 세트가 하루도 빠뜨리지 않은 일상은 단 두 가지뿐이었다. 밤마다 바바잔과 함께 앉아 그녀의 등을 긁어 주는 일, 그리고 낮 동안 돌에 이마를 찧는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