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의 휴가가 끝나자 병원선을 타고 이집트로 갈 준비를 하라는 새 명령이 내려왔다. 육상 근무 전환 신청이 이미 승인된 터라, 이 소식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는 곧바로 담당 장교를 찾아가 기록을 확인했고, 장교는 이집트행 발령을 취소했다. 대신 24시간 안에 다음 잔지바르행 배로 떠나라고 명령했다. 이번에는 베일리도 명령 변경을 시도하지 않았다.
메르완지가 베일리의 전근 소식을 듣고 말했다. "나는 아프리카 같은 곳에 가는 것을 절대 좋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메르완지는 베일리에게 발령 변경을 다시 시도해 보라고 권했다. 가능성은 낮아 보였지만, 베일리는 해당 장교를 만나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다른 사람이 대신 아프리카로 가게 되었고, 베일리는 다음 아덴행 배를 타라는 명령을 받았다.
베일리는 배의 출항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봄베이에서 대기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메르완지가 다시 말했다. "그 명령도 취소할 수 있는지 알아보십시오." 베일리는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메르완지는 베일리가 인도를 떠나는 일을 마음 아파했다. 그가 말했다. "나와 함께 가서 바바잔을 만납시다. 아덴으로 가기 전에 그녀의 다르샨을 받으십시오." 베일리는 내키지 않아 버텼지만, 메르완은 가자고 고집했다.
훗날 베일리는 그 만남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나는 바바잔을 거의 마녀 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녀를 조금도 믿지 않았고 오히려 경멸했다. 그녀는 미친 거지처럼 보였다. 메르완이 자신을 "그녀의 제자"라고 부르는 것조차 나는 못마땅했다... 메르완이 바바잔을 찾아갈 때면 나는 그를 놀리고 조롱하곤 했다. 그런데 바로 그가 내게 바바잔의 다르샨을 받으라고 권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만나기 싫었고 메르완의 고집이 짜증스러웠다. 그래도 그를 실망시킬 수는 없어 결국 동의했고, 그 태고의 여인에게 다가가야 했다. 내가 내건 유일한 조건은, 대낮이 아니라 해가 진 뒤 저녁에 만나겠다는 것이었다. 그 무렵 바바잔은 차르 바우디 근처의 크고 오래된 님나무 아래 말고는 머물 곳이 없었다. 그녀는 마치 내 도착을 기다렸다는 듯 나무줄기에 기대앉아 있었다. 근처에는 두 사람만 서서 합장한 채 기도하고 있었다. 메르완은 먼저 그녀 발에 머리를 대라고 했지만, 나는 거부하며 거만하게 말했다. "그분[하나님]이 어디 계시든, 나는 오직 그분께만 절할 것입니다, 그분 외에는 내 몸도 내 마음도 어느 누구 앞에도 낮추지 않겠습니다!" 나는 메르완이 내 오만함의 표현에 마음 아파한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그녀 앞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나는 혼자 바바잔에게 다가갔다. 바바잔이 나를 보자마자, 나는 오른손을 들어 인사하며 말했다. "살람, 바바잔." "환영한다, 내 아들아, 환영해." 그녀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낮고도 다정하며 겸손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리 와서 내 곁에 앉아라... 너는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메르완은 그녀가 그런 질문을 할 것을 예상하고, 내게 이렇게 답하라고 일러 주었다. "저는 당신의 카크사르 카딤[겸손한 종]이고, 당신의 아드님이 저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다. "하나님 말고 누가 내 아들이겠느냐? 음, 네가 하나님 그분에게서 왔다면, 나는 그분께 내 아들이 나를 만났다고 알리겠다!... 또 할 말이 있느냐?" 나는 그녀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마지막 말만 알아듣고는 내가 해군에 있으며 곧 아덴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일을 허락해 주시고 축복을 내려 주시겠느냐고 여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