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는 당시 일을 이렇게 설명했다:
메르완은 경마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 경마장 울타리 밖에 서서 말들이 달리는 것을 구경한 것 말고는 경마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가 우리를 데려간 것은 우리가 그 일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경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경주는 오후 2시 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수천 명이 몰려들었고, 수 라크[수십만] 루피가 판돈으로 걸려 있었다. 우리는 첫 번째 경주에서 한 말에 돈을 걸었지만, 가진 돈을 전부 걸지는 않았다. 종이 울리고 경주가 끝나자, 1등, 2등, 3등을 차지한 말들의 이름과 번호가 발표되고 게시판에 적혔다. 주변은 온통 소란스럽고 분주했다. 우리가 우승할 것으로 보고 건 말은 3등으로 들어왔다. 우리가 이 말의 3등 입상에 걸었더라면, 조금은 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우리는 두 번째 경주에서 남은 돈의 절반을 가장 유력한 말의 우승과 3등 입상에 나누어 걸고 기대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여기서도 우리가 건 말이 출발부터 뒤처진 데다 끝내 부진하게 마치는 바람에 또다시 실망하고 말았다. 이제 우리에게는 운을 시험할 마지막 기회 하나만 남아 있었다. 메르완은 세 번째 경주는 건너뛰고 네 번째 경주에 걸자고 제안했지만, 두 조언자는 당장 만회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들은 세 번째 경주에서는 틀림없이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들은 또한 애초에 첫 세 경주에 걸기로 했으니, 그 계획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주장 앞에서 메르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가슴을 졸이며 세 번째 경주에 내기를 걸었다. 남은 돈 전부를 한 말의 1등과 3등 입상에 몽땅 건 것이다.
결과는 앞의 두 경주와 다를 바 없이 실망스러웠고, 결국 돈은 모두 사라졌다. 메르완은 말없이 경마장 밖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를 멈추고 달래보려는 우리의 모든 노력은 헛수고였다. 나도 그를 따라갔다.
가는 길에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슬프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베일리, 가난한 자들의 운명은 늘 가난이야.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어. 가엾은 사람들."
이 말을 하고 그는 근처의 큰 돌 위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