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그들은 때맞춰 도착한 것이었는데, 시에서 하수구를 통해 급류의 물을 방류하려 하고 있었고 잠쉐드는 자칫 익사할 수도 있었다.
하수 오물에 젖은 탓에 잠쉐드의 옷은 엉망이 되었고, 그는 악취를 풍기며 흠뻑 젖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 모습을 본 메모는 잠쉐드를 매섭게 꾸짖었다. 잠쉐드가 울기 시작하자 메모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잠쉐드를 밖에 세워 두고, 저녁 식사 시간에 그런 더러운 상태로 집 안에 들어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형이 안쓰러웠던 메르완은 남몰래 물통 여러 개를 들고 밖으로 나가 잠쉐드의 옷을 모두 손수 빨아 주었다.
잠쉐드와 메르완은 서로 깊이 아꼈지만, 다른 형제들처럼 둘 사이에도 다툼은 있었다. 잠쉐드는 원래 성질이 급하고 다소 경솔한 편이었고, 메르완은 공격적이지 않았으며 좀처럼 화를 드러내지 않았다. 둘 다 응석받이로 자랐다. 잠쉐드는 도울라 마시에게, 메르완은 메모에게 그랬지만, 메르완은 결코 버릇없이 행동하지 않았다. 잠쉐드는 말이 거칠어서, 형제는 자주 부딪히곤 했다. 잠쉐드가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면 메르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 메르완의 무심한 태도는 잠쉐드를 더욱 격분시켜, 일이 더 큰 소란으로 번지게 했다. 잠쉐드는 어머니의 잦은 꾸지람과 벌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메모가 집에 있을 때만큼은 동생을 괴롭히는 일을 삼갔다.
때로는 메르완이 형이 저지른 장난의 벌을 대신 받기도 했는데, 베일리가 전한 다음 일화가 그것을 잘 보여 준다:
한번은 메르완의 어머니가 형 잠쉐드(우리는 그를 잼이라고 불렀다)에게 병영 시장에 가서 물건 몇 개를 사 오라고 시켰고, 잠쉐드는 메르완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메르완은 공부에 한창 몰두해 있어 내키지 않았지만, 형이 거듭 조르는 바람에 결국 따라나섰다.
거친 성미의 잠쉐드는 장을 보러 갈 기분이 아니었고, 어머니가 굳이 이런 심부름을 시킨 것이 못마땅했다. 가는 길에 잠쉐드는 체구가 작은 무슬림 소년과 부딪쳤고, 둘은 누구 잘못이냐 따지며 말다툼을 시작했다. 메르완이 둘을 말리려 했지만, 흥분한 무슬림 소년이 모욕적인 욕설을 내뱉는 순간 잠쉐드는 끝내 화를 참지 못했다. 뒤일도 생각하지 않은 채 잠쉐드는 그 소년의 뺨을 때렸고, 다시 한 번 손을 올리려는 순간 메르완이 그 무슬림 소년을 옆으로 밀어내며 자신이 대신 그 손찌검을 맞았다.
잠쉐드의 손이 메르완의 얼굴에 닿자 그는 진정되었고, 두 사람은 다시 시장으로 향했다. 길에 모여든 사람들은 메르완이 체구가 작은 소년을 감싸려다 대신 손찌검을 맞는 모습을 목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