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메르완도 같은 목적으로 깼다. 두 사람은 마당의 소변 보러 가는 곳으로 나갔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다. 바지 단추를 푼 채 밖에 서 있던 파레둔 마사는 집 안에서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것이 메르완인 줄 모르고 침입자라고 생각해 겁에 질린 나머지, 도울라 마시에게 와 달라고 소리쳤다. 밖에 삼촌이 있는 줄 몰랐던 메르완도 유령이나 강도인가 싶어 도울라 마시를 부르며 소리쳤지만, 실제로 겁이 난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의 외침에 그녀가 잠에서 깨어났고, 등불을 들고 왔다. 그녀는 마당 양쪽 끝에서 속옷 차림으로 서 있는 파레둔 마사와 메르완을 발견했다. 모두가 그 상황을 보고 한바탕 웃었고, 이 일화는 훗날에도 여러 번 우스갯거리로 회자되었다.1
도울라 마시와 파레둔 마사는 로나블라에서 성업 중인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메르완이 방문할 때마다 머스트(mast, 하나님에 도취된 자)와 왈리(wali, 성인)가 식당에 찾아오는 일이 눈에 띄었다. 누더기를 걸친 머스트는 바깥에 앉아 있었고, 단정한 차림의 왈리는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이 두 진보한 영혼은 모두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으며, 둘 다 마을 외곽에 머물면서 자신들의 영적 거처를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메르완이 로나블라에 도착하자마자 둘 다 식당에 나타나 아침부터 밤까지 날마다 머물렀다.
마을 사람들은 머스트와 왈리에게 차나 음식을 권했지만, 그들은 오직 그 어린 소년이 건네는 것만 받았다. 메르완은 보통 왈리에게는 차를, 머스트에게는 빵 한 덩이를 건네곤 했다. 메르완이 푸나로 돌아가는 날이면 두 영적 인물은 모두 식당에 오지 않았고, 이는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의 큰 궁금증을 자아냈다.
식당 단골 가운데 한 사람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인물이었는데, 탁월한 이야기 솜씨를 지닌 꼽추 무슬림이었다. 손님들은 종종 그에게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조르며, 밤늦도록 차와 비디(손으로 만 담배)를 권했고, 그의 모험담과 환상적인 이야기에 넋을 빼앗기곤 했다. 이야기 하나가 끝나는 데 꼬박 일주일이 걸리는 일도 자주 있었다. 메르완은 이 묘한 꼽추에게 깊이 매료되어 늘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메르완은 로나블라를 둘러싼 울창한 언덕 숲을 거니는 것을 좋아했고, 대개 혼자 돌아다니곤 했다.
때로는 메르완이 봄베이를 찾아 다른 이모와 이모부인 바누 마시와 코다다드 마사,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과 함께 방학의 일부를 보내기도 했다.
각주
- 1.로나블라에서의 이 일화 역시 바바가 저자에게 직접 이야기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