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초 동안만 있다가 이내 사라졌어."
베일리가 다시 물었다. "그 노인을 계속 보고 있었어, 아니면 눈을 돌렸어?"
"눈을 돌릴 이유가 없었어. 그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 바라보고 있었지."
베일리는 호기심을 풀기 위해 캐물었다. "하지만 가령 네가 그 문을 지나갔는데 그 형상이 다시 나타났다면, 그걸 견딜 수 있었겠어?"
"물론이지, 왜 못 견디겠어?" 메르완이 대답했다. "그건 사악한 영이 아니었어. 겉모습만 봐도 경건한 영이라는 걸 알 수 있었지. 우리를 해치려고 거기 있었던 게 아닌데 뭐가 무섭겠어? 전에 말했잖아. 아버지께서는 그런 영들은 해를 끼치기는커녕 오히려 보호해 준다고 하셨어. 그래서 그런 영들을 만나 그들의 호의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지."
"무슨 목적으로?" 베일리가 물었다.
"영적으로 유익을 얻기 위해서," 메르완이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베일리는 친구의 용기를 확신하게 되었고, 존경을 표했다. 그러고는 부탁했다. "메르완, 제발 친구들한테 내가 겁먹었다고는 말하지 마. 체면을 잃을 거야."
메르완이 대답했다. "좋아, 네가 내게 솔직하기만 하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게."
소년들이 헤어질 무렵, 근처 랄 데비(붉은 회당)의 시계가 두 시를 알렸다. 그들은 밤중에 꼬박 세 시간가량을 돌아다닌 셈이었다. 베일리에게 이 일은 밤에 그 탑을 찾은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었지만, 나중에 그는 메르완이 이 사건 이전부터 이미 그곳을 자주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치 알 수 없는 힘에 끌리기라도 하듯, 메르완은 밤 열 시 무렵부터 자정까지 종종 침묵의 탑을 찾곤 했다. 베일리와 그 일을 겪은 뒤에도 그는 혼자 그곳을 찾아가 몇 시간씩 앉아 있곤 했다. 그는 다른 많은 "선한" 영들과 "경건한" 영들을 보았고, 그렇게 아버지와 비슷한 경험을 쌓아 갔다고 전해진다. 메르완은 늘 한적한 곳에 끌렸고, 홀로 보내는 그 시간 속에서 깊은 평화를 얻었기에 때로는 기쁨에 겨워 혼자 노래를 부르곤 했다.
학교 방학이 되면 메르완은 대개 로나블라로 가서 외삼촌 파레둔 마사와 이모 도울라 마시, 그리고 형 잠쉐드와 함께 지내곤 했다. 메르완의 외삼촌은 아이처럼 순진하고 꾸밈없는 사람이었고, 메르완은 그를 무척 사랑했다. 메르완이 머물고 있던 어느 날 밤, 파레둔 마사는 한밤중에 소변을 보려고 일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