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그곳의 소름 끼치는 침묵과 엄숙함이 베일리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등골이 오싹해져 베일리는 메르완에게 제발 집으로 돌아가자고 간청했다.
"왜 그래?" 메르완이 물었다. "왜 돌아가? 여기까지 왔잖아. 여기 뭐가 있는지 보자."
"하지만 이건 좋은 생각이 아니었던 것 같아..." 베일리의 목소리가 떨렸다.
메르완은 짜증이 나서 대꾸했다. "왜 팔찌나 차고 다니지 그래? 사내답게 굴어! 가자. 내가 앞장설 테니. 내 곁에 붙어 있어. 두려워할 거 하나도 없어."
둘은 더 안쪽으로 들어가 시신을 옮기는 탑의 문 앞에 이르렀다. 조로아스터교 사제 외에는 그 누구도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었다. 다시 메르완은 몸을 낮추어 경배를 드렸다. 베일리도 따라 했지만, 몸을 일으키자마자 흰옷을 입고 긴 흰 수염이 흘러내리는 마르고 키 큰 노인 형상의 영을 보고 혼비백산했다. 그 영은 손을 뻗어 손바닥을 그들 쪽으로 향했는데, 마치 멈추라고 경고하는 듯했다.
베일리는 너무 공포에 질려 눈을 꼭 감았고, 무릎에 힘이 풀리면서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눈을 가늘게 떠 보니, 메르완이 문 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두려움을 억누를 수 없어, 메르완을 멈추게 하려고 큰 소리로 "메르완!" 하고 외쳤다. 그러나 마치 어떤 힘에 이끌리는 것처럼 메르완은 계속 걸어갔다. 베일리는 겁에 질려 되돌아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는 메르완에게 달려가 그의 코트 자락을 붙잡고 떠나자고 애원했다.
메르완은 멈추었고 베일리는 다시 간청했다, "더 이상 가지 말자."
그러나 메르완은 완고했다.
"안 돼! 더 가보자."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베일리가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메르완, 나는 한 발자국도 더 못 떼겠어. 너도 나와 함께 돌아가야 해."
"대체 왜?" 메르완이 물었다. "왜 나를 못가게 하려는 거야?"
베일리는 겨우 "뭔가를 봤어..."라고 말했을 뿐, 혀가 입천장에 달라붙어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그걸 보려고 우리가 여기 온 거잖아." 메르완이 대답했다. "그런 걸 보는 게 두렵다면, 여기서 멈춰. 나는 혼자라도 가겠어."
베일리가 다급히 외쳤다.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네 부모님께 책임을 면할 수 없어."
"우리 부모님이 나를 네게 맡긴 적은 없어." 메르완이 응수했다. "부모님은 내가 너랑 여기 온 줄도 모르셔. 그러니 어떻게 네게 책임을 물으시겠어? ... 걱정 말고 가! 내가 죽더라도 네 자신을 잘 챙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