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보 말씀으로는, 떠난 영혼들과 영들이 밤마다 침묵의 탑에 모여 회합을 연다고 하셨어."
메르완이 열두 살이던 어느 날, 영들의 회합을 직접 목격하고 아버지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어, 밤에 푸나의 침묵의 탑을 찾아가겠다는 계획을 베일리에게 털어놓았다. 베일리는 그 계획에 흥분했다. 그 역시 영들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도,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자신만만하게 선언했다.
베일리는 보름달이 뜨는 밤을 고르자고 제안했지만, 메르완은 달 없는 어두운 밤이 더 낫다며 반대했다.
그들은 날짜를 정했고 메르완이 말했다. "베일리,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약속해."
"무모한 짓은 하지 마." 베일리는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달이 없는 어느 밤, 두 소년은 각자 집을 몰래 빠져나와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며 조로아스터교도들의 마지막 안식처를 향해 걸어갔다. 침묵의 탑은 도시에서 2마일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대낮에도 그곳은 음산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모습을 띠었다. 돌담 주위에는 숲이 울창하게 둘러서 있었다. 탑 구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정 무렵이었지만, 메르완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구역에 들어서기 전, 메르완이 다시 한번 말했다. "베일리,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 둘이 꼭 함께 붙어 있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해.
"탑의 계단을 오를 때는 조용히 해야 해." "그리고 거기서 먼저 경배를 올리기 전에는 절대 집으로 돌아가면 안 돼." "기도를 드리고 나서 돌아오는 거야." 베일리는 다시 약속했다.
메르완이 이어 말했다. "어떤 영을 보더라도 침묵을 지켜서 우리 쪽으로 누구의 주의도 끌지 않겠다고 약속해."
"계단을 오를 때는 내내 기도해야해."
베일리는 동의했지만, 아베스타(Avesta, 조로아스터교 경전)의 짧은 기도 두세 개밖에 모르는데다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메르완은 그에게 약속을 상기시켰고 둘은 탑을 향해 출발했다.
탑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메르완은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어 기도를 드렸다. 그는 꽤 오랫동안 그렇게 있었고, 베일리는 그를 따라했다. 그 장소의 관리인들은 이미 떠난 뒤였고, 소년들은 주위에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들은 사람 목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멀리서 개와 여우가 짖는 소리와 근처에서 독수리들의 날개가 펄럭이는 소리가 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