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보보가 집에 왔을 때, 그는 메르완을 설득해 학교에 다시 가게 했다. "학교에 가지 않으면," 그가 타일렀다, "배움 없이 세월만 헛되이 흘러갈 거야. 여자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싫으면 그냥 피하면 된다. 하지만 학교에는 가야 한다." 그래서 메르완은 다음 날부터 다시 학교에 나갔고, 아버지의 조언을 따랐다. 여자아이와 말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그는 말하는 동안 바닥만 바라보곤 했다.
메르완은 공부에 집중하면서도 학교에서 게임과 스포츠에 열렬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운동을 잘하는 아이였고, 특히 크리켓을 좋아했다. 그는 어떤 게임이나 스포츠를 하든 항상 최선을 다했다. 걷는 것도 달리는 것도 빨라서, 친구들은 그에게 '전기'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메르완은 반에서 성적이 가장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바른 품행으로 선생님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모범적인 행실 덕분에 교장과 부모에게 자주 칭찬을 받았다.
한번은 점심을 먹고 학교에 일찍 돌아온 적이 있었다. 수업이 다시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그는 한적한 곳으로 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친구를 찾던 한 여자아이가 마침 그곳을 지나가다가 도움을 청하며 그의 손을 잡았다. 메르완의 주의는 다른 곳에 있었고, 그녀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깜짝 놀랐다. 그는 손을 빼려고 했지만, 여자아이는 그의 손을 꽉 붙잡고 놓지 않았다. 그녀가 놓아줄 기미가 없자, 그는 부드럽게 그녀를 밀어냈다. 그 바람에 아이는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어린 여자아이는 울면서 선생님에게 달려가 그 일을 알렸고, 선생님은 메르완을 벌주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매를 맞았다. 게다가 그는 자진해서 여자아이에게 다가가 그녀를 밀친 일을 사과했다.
다스투르 학교의 교장은 E. 채텀이라는 유럽인 여성이었다. 그녀가 메르완에게 보인 애정은 각별했다. 하루도 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없었다. 메르완이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그녀는 그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곤 했다. 당시 다스투르 학교는 남학생을 초등 과정까지만 받았기 때문에, 1년 뒤 메르완은 다른 학교로 옮겼야했다. 마지막 날, 채텀 선생님은 그를 다정하게 안아 주고 몇 마디 당부를 건넸다. 메르완도 이 선생님을 무척 좋아했다. 그는 시선을 떨군 채 말을 들었고, 그녀를 그리워하게 될 것을 알았기에 이별의 눈물을 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