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완은 실망한 채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다가가 말했다. "보보, 이 돈은 못 쓰는 돈이에요. 쓸 수 있는 돈 좀 주세요."
셰리아르는 아들에게 다른 동전을 건네며 농담 섞인 말로 물었다. "그 사람이 걸을 수 있는 돈을 원하느냐? 좋다, 이걸 가져가거라. 이 동전은 걸을 수 있을 거다." ("걸을 수 있는 돈"이란 유통되는 화폐를 뜻하는 표현이었다. 가게 주인이 돌려준 동전은 더 이상 법정 화폐가 아니었다.)
메르완은 아버지의 말에 어리둥절해하며 동전을 살펴보았다.
그가 물었다. "어떻게 걸어요? 다리가 어디 있어요? 이거 마법 동전이에요, 보보?"
이 순진한 말을 듣고 셰리아르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 표현의 뜻을 아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메르완에게는 장난기 있는 면도 있어 아버지 주머니에서 몰래 돈을 계속 꺼내곤 했다. 그러나 그는 관대하고 친절한 성품도 지니고 있어 골목으로 찾아오는 거지들에게 그 돈을 나누어 주곤 했다(아마 아버지를 본받은 면도 있었을 것이다). 거지들이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자 쉬린은 마음이 불편해져 셰리아르에게 불평하며 메르완이 손댈 수 있는 주머니에 돈을 넣어 두지 말라고 했다.
어느 날 셰리아르는 코트를 높은 갈고리에 걸어 두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메르완은 걸상 위로 올라가 동전 몇 개를 꺼냈다. 그리고 밖에 나가 집에 와 있던 몇몇 가난한 사람들에게 동전을 나누어 주었다. 셰리아르와 쉬린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쉬린이 그 일로 셰리아르를 나무라고 있을 때 메르완이 들어왔다. 그러자 쉬린은 곧장 그를 꾸짖기 시작했다. "왜 늘 돈을 훔치니? 너는 도둑이야!"
메르완은 아버지에게 돌아서서 물었다, "저 도둑이에요, 보보?"
셰리아르는 웃으며 아들을 달랬다. "아니다, 메로그. 너는 도둑이 아니란다. 도둑은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주지 않는단다."
메르완은 부엌에서 과자도 몰래 가져가곤 해서, 어머니는 과자가 어디로 사라지는지 의아해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미스터리를 풀 수 없었고, 어디에 숨기든 과자는 계속 사라졌다.
어느 날 그녀가 아들을 붙들고 물었다, "메로그, 부엌에서 과자 가져간 거 너야?"
놀란 표정으로 소년이 대답했다. "네? 과자요? 메모, 저는 달이랑 밥이랑 시금치만 좋아하는 거 아시잖아요. 왜 저한테 과자를 물어보시나요?"
아이가 하도 진지하게 말하니 쉬린도 그 말을 믿었다. 소년 시절 메르완은 크림도 좋아해서 우유 단지 위에 뜬 크림을 몰래 걷어 먹곤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