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우물 한가운데서 솟아오르고 있었어요. 저는 그녀의 화려한 초록 사리와 팔을 가득 장식한 초록 팔찌들을 보고 감탄했어요. 이마에는 여러 빛깔의 밝은 자스민 무늬가 그려져 있었고, 손에는 꽃과 타오르는 장뇌, 향, 기름이 담긴 아르티(arti, 예배) 쟁반을 들고 있었어요.
저는 그녀에게 매료되어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서 있었어요. 그러다 그녀가 메로그를 넘겨 달라는 손짓을 했어요. 여신이 간청했어요. "네 아들을 내게 다오... 그를 내게 다오."
겁이 나서 저는 메로그를 더욱 꼭 끌어안았는데, 그 순간 꿈에서 깨어났어요. 메로그가 제 곁에서 곤히 자고 있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안심이 되었어요.
이 꿈을 꾼 뒤, 쉬린은 아들에게 특별한 소명이 있다는 확신이 한층 더 깊어졌다.
쉬린의 아버지 도랍지는 딸의 결혼을 너무도 완강히 반대한 나머지 셰리아르가 자기 집에 발을 들이는 것조차 금지했었다. (두 사람은 11년 동안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그런데 메르완이 태어나자 도랍지의 마음에 깊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갓 태어난 손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매일같이 아기를 보러 갔다.
외할아버지 도랍지는 오로지 메르완의 매력적인 '연꽃 같은 얼굴'을 바라보기 위해 셰리아르와 쉬린의 집을 찾아오곤 했다. 이전에는 단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손자의 사랑스러운 광채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고, 아기도 큰 애정으로 화답했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면서 도랍지는 어느새 사위를 사랑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메르완은 예사롭지 않은 아이였다. 생후 열한 달 무렵, 어머니 품에서 잠이 든 적이 있었다. 쉬린은 아기를 바닥의 담요 위에 눕혀 두고 요리를 하러 부엌으로 갔다. 요리를 마치고 돌아와 메르완을 안으려 했을 때, 눈앞의 광경에 놀라 멈춰 섰다. 메르완은 이미 깨어 담요 위에 앉아 있었고, 바로 곁에는 맹독성 검은 코브라가 있었다. 뱀은 후드를 펼치고 이따금 혀를 내밀었지만 메르완은 조금도 겁내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는 뱀을 유심히 바라보며, 마치 유아 뱀 조련사인 것처럼 코브라의 움직임에 맞춰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쉬린은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청했다. 코브라는 재빨리 미끄러지듯 자취를 감추었다. 쉬린은 메르완을 품에 꼭 끌어안았고, 나중에 그녀가 전한 바로는 아이가 마치 "왜 놀이를 방해해요? 재미있었는데."라고 말하는 듯 그녀를 올려다보았다고 한다. 이웃들이 모여들었을 때는 이미 코브라는 사라지고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