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린의 진통이 시작되었다. 아침 기도 중이던 가톨릭 수녀 한 사람이 급히 불려왔다. 골란둔은 딸 곁에 앉아 초조하게 지켜보았고, 셰리아르는 병실 밖에서 쉴 새 없이 하나님의 이름을 되뇌며 기다렸다.
병원의 야간 경비원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가 징을 다섯 번 울리는 순간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새들은 아이를 환영이라도 하듯 지저귐을 한층 높였고, 태양마저 들뜬 듯 지평선 위로 서둘러 떠오르려 하는 것 같았다.
골란둔이 방에서 나왔다. "셰리아르, 아들이에요!" 그녀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외쳤다. "아들을 또 얻었어요!" 셰리아르는 기쁨에 겨워 곧장 방 안으로 달려 들어가 갓 태어난 아이를 보았다.
푸나는 막 깨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아기가 "이제 일어나라, 나는 깨우는 자다!"라고 선포한 듯했다. 훗날 그가 사람들을 잠든 삶에서 깨우게 되리라는 것을 그때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동이 트는 새벽에 태어남으로써 이 아이는 깨우는 자 — 시대의 아바타로서의 도래를 알린 것이었다.
친척과 이웃들이 속속 병원을 찾아와 갓 태어난 아이를 보았다. 모두가 기뻐하며 아기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쏟아 냈다. "보름달이 셰리아르네 집에 떠올랐구나!" 누군가 감탄했다. 아이를 본 모든 이의 가슴에 차오르는 기쁨은 참으로 범상치 않았으니, 그 거룩한 날의 기쁨은 앞으로 올 시대에까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에는 놀라운 청량함과 저절로 우러나는 선한 기운이 감돌았고, 오직 셰리아르만이 그 근원이 자기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쉬린은 아기를 품에 안고 마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갓난아들 소식은 이내 온 동네에 퍼졌고, 아기를 보러 갔던 사람들은 놀랍도록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갔다. 아기를 바라보는 순간 평안이 찾아와 근심과 걱정을 잊게 되었다.
아이에게는 페르시아식 이름 메르완이 주어졌지만, 가족들은 늘 메로그라고 불렀다.1 쉬린은 메르완을 몹시 사랑하며 마치 자신의 첫째 아이처럼 여겼다. 아기는 젖을 잘 먹었고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유대는 매우 깊었다.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나날이 몇 달 동안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쉬린이 꿈을 꾸고 그 이야기를 셰리아르에게 들려주었다:
꿈에서 저는 우리 집 문간에 서서 메로그를 품에 안고 있었어요. 그때 마당 건너편에 있는 우물에서 작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솟아올랐어요. 마치 힌두 여신 같은 찬란한 데바(deva, '빛나는 존재'라는 뜻으로 천상의 신이나 신성한 존재)였어요.
각주
- 1.메르완(Merwan)은 "자비로운" 또는 "관대한"이라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