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무르티는 짙은 붉은 셔츠를 입고 왔다.
바바가 말했다. "어제보다 더 우스꽝스러워 보이는군. 자네는 정말 바보다!"
셋째 날에는 무르티가 선명한 파란 셔츠를 입고 오자, 바바가 말했다. "제발 좀, 전보다 더 형편없어 보이잖아! 색깔 분간도 조금은 못 하느냐?"
이 말에 무르티는 짜증이 나서 다소 날카롭게 물었다. "그럼 무슨 색 셔츠를 입어야 합니까?"
바바는 미소 지으며 되받아쳤다. "아, 지금 자네 얼굴에 드러난 그 색만 아니면, 다른 어떤 색이든 골라라. 자네 셔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한 건 방금 자네가 드러낸 그 '색'[분노]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무르티의 휴가 기간은 거의 끝나 가고 있었지만, 그는 더 머물고 싶어 했다. 바바는 휴가 연장을 위한 전보를 치라고 권했지만, 무르티는 말했다. "그건 절대 안 됩니다, 바바. 이만한 휴가를 얻어 낸 것만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바바가 대답했다. "이 얘기를 들으니 내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군. 내 친구 하나는 시험에 도무지 붙지 못했는데, 선생님 발에 엎드려 이렇게 애원하곤 했다. '선생님, 선생님 똥이라도 먹을 테니 제발 합격만 시켜 주세요!' 그러면 선생님은 그를 붙여 주곤 했다. 그러니 자네도 그렇게 해 봐라. 그러면 상관이 틀림없이 휴가를 허락해 줄 거다."
무르티는 상사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을 차마 못 하겠다고 머뭇거렸고, 결국 연장 신청 이야기는 없던 일이 되어 그는 캘커타로 돌아갔다.
1959년 4월 14일 화요일, 데슈무크는 스물세 살 맏딸 산지바니의 남편감으로 점찍어 둔 어떤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바바가 대답했다.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청년은 적합하지 않다."
데슈무크가 진지하게 맞받아 말했다. "바바, 그 사람은 아주 괜찮습니다. 교육도 받았고 집안도 좋습니다."
데슈무크가 이미 일을 거의 정해 놓았다는 것을 본 바바는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 일을 진행해서 혼사를 성사시켜라."
홀을 나오면서 데슈무크는 바바가 허락을 내렸고 딸이 그 젊은이와 결혼하기를 바란다고 다른 이들에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바바는 그를 다시 불러 바로잡았다. "산지바니가 저 청년과 결혼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나냐, 자네냐?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해라!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기는커녕, 자네는 내가 자네가 원하는 것을 원하게 만들려 한다. 그리고 자네 뜻에 내가 동의하게 만드는 데 성공하면, 다른 이들에게 그것이 곧 내 뜻이라고까지 말한다. 자네는 이미 자네가 마음 정한 일에 나를 동의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가서 사람들에게 '바바가 아무개와 내 딸이 결혼하기를 원한다'고까지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