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 노파의 이름을 물었다. 에루치는 모른다고, 그 이름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바바는 잠시 생각하는 척하더니 농담으로 말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내 진지해진 바바는 그날 저녁의 중요한 모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오늘 밤 8시에서 8시 30분 사이에 모두 헛간에 와 있으십시오. 홀에 들어가기 전에 손과 얼굴을 씻고 샌들이나 신발을 벗으십시오. 의자에 앉지 말고 헛간 바닥에 앉으십시오. 내가 줄 지시를 듣고 그대로 하십시오."
에루치가 끼어들어 말했다. "인도에서는 바바께서 우리에게 모임 때 바닥에 앉기 전에 손과 얼굴뿐 아니라 발도 씻으라고 지시하십니다."
바바는 계속했다. "나는 여러분의 수준까지 내려와, 여러분과 어울리고 함께 뛰어다니며 명랑하고 행복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동시에 나는 모든 경지의 존재들과도 같은 수준에 있습니다. 비록 여러분은 이 경지에서 내가 하는 일만 볼 뿐이지만 말입니다. 여러분은 이 물질 경지에서 일하고 지시하는 나의 모습 가운데 극히 제한된 부분만, 그것도 물질의 눈으로 보고 있을 뿐입니다."
바바는 프레드가 일으켜 세워 주도록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일어나면서 장난스럽게 온몸의 무게를 실어 프레드에게 쓰러졌다. 그는 이어 존 배스에게 악수라도 하려는 듯 손을 내밀더니, 대신 그의 등을 툭 쳤다.
센터에서 바바를 영화로 찍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짙은 그림자 때문이기도 했고, 햇빛이 너무 밝기도 했고, 누군가의 밀짚모자가 렌즈 앞을 불쑥 가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앤디 뮤어는 찍을 수 있는 만큼은 찍었다. 바바가 브룩그린 가든에 간다는 말을 듣자, 앤디는 이것이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다. 그는 바바가 아름다운 참나무 길을 따라 걸어오고, 늘어진 이끼가 드리워지고, 그의 흰 사드라가 산들바람에 부드럽게 나부끼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렇게 생각했다. "이건 이제껏 찍힌 메헤르 바바 영상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이 될 거야. 내가 찍은 것들 가운데서뿐 아니라, 누구든 찍은 모든 영상을 통틀어서도 말이야."
그는 바바보다 먼저 도착해 카메라를 준비한 채 입구에 서 있었다. 바바가 다가오자 그는 카메라를 들어 촬영을 시작했다. 바바는 곧장 그에게 걸어왔다. 그는 아주 가까이 손을 내밀고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미소 지었다. 그 뒤 앤디는 오후 내내 바바를 따라다니며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각도에서 영화를 찍었다. 그런데 나중에 필름을 돌려받아 보니, 바바가 주차장을 가로질러 다가오는 장면이 보였다. 그는 바바가 자기에게 손을 내밀고 고개를 기울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단 한 프레임도 나오지 않았다. 그가 찍은 7인치 릴 세 개에는 브룩그린 가든 장면이 그 뒤로 더는 하나도 없었다. 필름은 노출이 부족하거나 과다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텅 비어 있을 뿐이었다. 앤디는 몹시 실망했지만, 결과에 에고를 매달지 말라는 교훈을 바바가 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