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포르토피노
1932년· 바바 38세페이지 1,456 / 5,444
일행은 오후 5시에 아시시의 윈저 사보이아 호텔에 도착했고, 허버트가 그들을 맞이했다. 허버트는 마을 밖 수바시오산에서 성 프란치스코가 실제로 사용했던 동굴을 찾아 두었다. 언덕에는 다른 동굴들도 있었지만, 허버트는 이 동굴을 나뭇가지로 덮어 두었다. 다시 찾아왔을 때 알아보기 쉽도록 표시를 남기고, 다른 사람들의 출입도 막으려는 것이었다. 허버트는 바바 도착 전에 그 동굴에서 매일 4시간, 바바 도착 전날에는 8시간 명상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일행은 오후 6시 30분에 간단히 식사를 한 뒤 동굴로 향했다. 차로 한참을 간 뒤, 남은 길은 다소 힘겹게 걸어 올라갔다. 앞장선 허버트가 그들을 인도해 7시 30분에 그곳에 도착했다.
해가 지고 있었고, 새들은 둥지로 향하고 있었다. 바바는 곧바로 동굴에 들어가기 전에 일행에게 자신을 바라보지 말고, 무엇보다 몸에 손을 대지 말라고 지시했다. 바바는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용 묵주를 가지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찬지와 허버트가 동굴 밖에서 야간 경비를 서고, 아침에는 카카와 쿠엔틴이 교대하기로 했다. 바바는 카카와 쿠엔틴에게 마을로 돌아가 오전 7시에 바실리카 지하 납골당에서 가톨릭 미사에 참석하고, 성 프란치스코의 무덤에 입을 맞춘 뒤 9시까지 동굴로 돌아오라고 명령했다. 시뇨르 파베세는 그들의 짐을 지키기로 했다. 나머지 일행은 바바가 동굴에서 나올 때까지 금식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자정에 찬지와 허버트는 바바를 위해 차를 만들어 동굴 입구 근처에 놓았다.
다음 날 아침인 8월 7일 일요일, 카카와 쿠엔틴은 10시에 경비를 서기 위해 동굴로 갔다. 찬지와 허버트는 쉬기 위해 호텔로 돌아갔다. 정오 무렵 쿠엔틴은 소리를 듣고, 바바의 경고를 잊은 채 동굴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안에서 바바가 눈을 감은 채 태양을 향해 이상한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았다. 놀라운 진동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 바바의 명령을 떠올린 쿠엔틴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정오가 되자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그러다 1시에 바바가 손뼉을 쳤고, 카카와 쿠엔틴은 동굴 앞의 나뭇가지를 치웠다. 바바는 카카를 아시시로 보내 찬지와 허버트에게 오후 4시 30분에 동굴로 오라는 말을 전하게 했다. 동굴에서 나온 바바는 쿠엔틴에게 가까이 오지도, 몸에 손을 대지도 말라고 명령했다.
글자 크기: 기본